최고 350년에서 41년 묵은 간장의 '나이'를 다 더해 1777이란 숫자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50년 된 간장이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온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
이 간장들은 '덧장'의 형태로 수백 년을 유지한 것으로, 액체까지 있는 경우도 있었고 소금 결정체의 형태로만 유지된 경우도 있었다. 이 소금 결정체에는 소금뿐 아니라 미생물과 효소를 갖고 있다. 말하자면 간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전남 농기원 김동관 박사는 "오랜 세월 간장을 후대로 내려 보낸 종가(宗家)는 이 덧장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그 다음 해에 메주로 간장을 만들 때 자연 발효를 시키지 않고 덧장을 조금 넣어 발효를 시켜 왔다"고 했다. 덧장에 있는 미생물이 유전자처럼 똑같은 간장 맛을 유지하게 하는 비결인 셈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간장은 전해에 담근 간장과 같은 맛을 내고 자연 발효로 간장을 만들 때보다 더 좋은 맛을 갖고 있다는 게 김 박사의 설명이다. 종갓집 며느리들은 '간장의 씨'라고 할 수 있는 이 덧장을 따로 보관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었고 홍수 같은 재해가 나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곳에 보관을 했다고 한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덧장도 갱신하는 과정을 통해 수백 년 동안 후손까지 내려가게 된다. 전남 농기원은 '1777년 간장'에 '종자장(種子醬)'이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식용이 아니라 배양용이라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농기원은 이 종자장을 유명 음식점에 1L에 약 21만원꼴로 판 적은 있으나 물량이 많지 않다고 한다. 앞으로 농기원은 이 종자장을 원하는 농가에 퍼뜨리고 품질 관리를 한 다음에 국가가 수매하고 판매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 다음 목표는 세계 시장 진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