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

동네에 도토리가 지천이라 길가에 깔린 것을 대충 모아 놓은 집이 많지만 대개는 도토리묵이 되지 못하고 결국은 구석에서 봄을 맞아 흐지부지 마당 한 구석에서 눈길을 벗어나게 마련이다.  이유는 도토리묵을 먹어는 보았지만 만들어 본 적이 없어 배워서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벼르다가 해가 바뀌어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만드는 방법
1. 도토리를 햇볕에 말린다.
(도토리가 잘 마르게 되면, 도토리 껍질이 갈라지는 소리가 "톡, 톡" 하고 나는데, 잘 영글지 않은 도토리는 껍질이 잘 갈라지지 않는다. 예전에는 도토리를 보관하기가 어려워서, 말려서 보관했고, 말려서 보관하지 않으면 벌레가 도토리를 갉아 먹기 때문이다. 보관할 필요 없이 바로 도토리묵을 만들 때에는 말릴 필요가 없이 바로 2번으로 시작한다.)

2. 도토리 껍질을 벗긴다.

3. 도토리 알맹이를 믹서기에 되도록이면 밀가루처럼 곱게 간다

4. 큰 그릇에 곱게 갈아진 도토리 가루를 넣고 물을 붓는다. (도토리에는 떫은 맛을 내는 탄닌 이라는 성분이 들어 있으므로 물에 4-5일 정도 우려서 쑤어야 떫은 맛을 없앨 수 있다.)
5. 이 도토리가루가 섞여있는 물을 무명천을 자루로 만들어 거른다.
6. 고운 가루는 물과 함께 천을 통과하고, 알갱이가 굵은 가루는 통과하지 못한다.
7. 거르고 난 후에 적당량의 소금을 넣어서 물을 손가락으로 찍어 먹었을 때 어느 정도 간간한 맛이 있어야 한다. (반드시 굵은 소금을 사용해야 한다.)
8.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한 도토리 물을 가만히 놔두면, 도토리 가루가 앙금처럼 밑바닥에 가라앉고, 맑은 물은 위에 떠오른다.
9. 위에 있는 맑은 물은 모두 버리고

10. 앙금이 된 도토리를 새로운 물을 넣고 잘 저으면서 끓인다.

11. 풀같이 끈적끈적하게 엉기면

12. 불을 끄고, 원하는 모양의 용기에 담아

13. 시원한 곳에서 약 8시간 정도 식히면 단단하게 굳은 도토리 묵이 된다.

특별하게 먹는 방법

묵을 손가락 굵기의 채로 썰어 멸치 다시마 무를 넣어 끓인 육수를 붓고 잘게 썬 김치와 김을 얹는다. 평범한 접시에 담지 않고 국물과 함께 오목한 그릇에 담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젓가락질이 서툰 사람도 묵이 미끄러워 불편해 할 필요 없이 그냥 수저로 떠먹으면 된다. 밥을 말아먹어도 별미이다.